뱀파이어의 기원
뱀파이어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고대부터 존재하는 수많은 흡혈귀, 식인귀 등에서 따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악마나 원래부터 괴물이었던 자가 아니라 ‘죽은 자가 살아나서 산 자의 피를 빤다’는 뱀파이어의 기본 특징은 중~근세 유럽, 그 중에서도 발칸 반도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뱀파이어란 단어의 유래에서 그 근원을 살펴보면, 영단어 Vampire가 처음 기록된 것은 1734년 옥스포드 영어 사전이지만, 1732년 3월 11일의 런던 저널에 실린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아르놀드 파올레’ 사건에 대한 기록에서 밤피르(Vampyre)란 단어를 볼 수 있다.
아르놀드 파올레(Arnold Paole) 사건은 동 세르비아에서 일어난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인데, 마을 주민들은 예전에 죽은 아르놀드 파올레란 호위병이 범인일 것이라며 그의 무덤을 열어보자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그의 관을 열자, 죽은 자임에도 거의 부패하지 않고 눈과 코, 입 등에서 신선한 피가 흘러나왔으며, 수의와 관은 피에 흥건히 젖어있었다고 한다. 또, 손톱과 발톱도 자랐다고도 한다. 사람들은 그가 뱀파이어라 결론 짓고, 심장에 말뚝을 박았는데 큰 한숨 소리를 내쉬고는 피를 흘렸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그의 시체를 화장했다고 전한다.
현대적인 해부학 지식이 있다면 이것이 단지 부패의 과정을 착각한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세르비아 지방의 추운 기후 때문에 부패가 늦게 일어나면서 내부에서 썩어서 녹아버린 장기가 피의 형태로 몸 곳곳의 구멍으로 배출되며, 피부 수축으로 인해 손톱과 발톱이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물론, 말뚝으로 인한 한숨 소리는 가스가 찬 시체를 말뚝으로 박았기 때문.
이런 현상 때문인지 이 지역에는 유독 죽음에서 다시 돌아온 망령과 흡혈귀들에 대한 전설이 많다.
구원받지 못한 망자들이 죽음과 삶 사이 중간 세계의 거주자가 되어 산 자의 세상을 떠돈다고 믿었다. 그 중에서도 루마니아에는 이런 전설들이 유독 많아, 뱀파이어가 될만한 소지가 있는 죽은 자를 매장할 때에는 불에 달군 쇠로 심장을 뚫은 후 매장해서 스트리고이(Strigoi)가 되지 않도록 했으며, 혼외 출생자의 대부분은 사람의 피를 마시고 잠자는 사람과 성교하는 노스페라투(Nosferat)가 된다고 믿기도 했다.
이곳에 이런 전설이 많은 또 다른 이유로는, 이미 계몽주의가 발달한 서부와 중부 유럽과 달리, 봉건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는 점도 있으며, 결핵이나 콜레라, 페스트 등의 질병이 창궐했을 때 유독 뱀파이어 전설이 널리 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1700년 이후 세르비아에는 결핵이 유행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결핵 환자는 뱀파이어에게 희생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시체들을 말뚝으로 꿰뚫어 매장했다고도 한다. 뱀파이어의 또 하나의 특징인 전염성. 즉 산 자의 피를 빨면 뱀파이어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는 질병에 대한 오해 때문에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슬라브 족의 뱀파이어의 한 종류인 부르달라크(Vurdalaken)는 가장 가까운 친족이나 친구의 피를 마시며, 피를 빨린 자들은 죽은 후 부르달라크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흔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의 특징에 비교적 가까운 동유럽과 발칸 반도의 뱀파이어는 멋진 꽃미남, 중후한 신사 뱀파이어와는 거리가 멀다.
유럽 중앙과는 멀리 떨어져 늦게까지 봉건 군주제의 지배를 받은 데에다가, 혹독한 환경과 기후, 험난한 지형, 질병 등으로 인한 민생의 고초가 전설로 드러난 것이 이 지역의 원조 뱀파이어인 셈이다.
뱀파이어의 집대성, 드라큘라
브람 스토커가 뱀파이어 전설을 집대성하고 창작한 소설, [드라큘라(1897년 발간)]를 발표하기 이전에도 뱀파이어 이야기는 많은 문학의 단골 소재였다.
특히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이후 개개인의 상상의 세계를 중시하는 낭만주의가 유행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문학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는데, 뱀파이어는 이런 문학 사조와 맞물려 수많은 작품들을 낳게 된다.
이런 작품들에서 뱀파이어들은 사악하지만 매력적인 존재로 점점 자리잡아 가는데, 그 중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사실은 뱀파이어였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인기 있는 이야기였다.
브람 스토커는 처음엔 여성 뱀파이어 이야기를 쓰려다가 루마니아의 전설적인 영웅, 왈라키아 공 블라드 3세4)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블라드 3세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잔혹한 폭군이라기보다는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운 루마니아의 영웅이라고 하지만, 브람 스토커에게는 적대 세력을 가시에 꽂아 죽였다는 그의 강한 이미지가 ‘뱀파이어의 군주’라는 역할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주인공으로 채택하고 [드라큘라]를 집필한다.
이 소설에서 이후 많은 콘텐츠에서 언급되는 뱀파이어의 특징이 확립된다(물론 이전의 많은 뱀파이어 관련 문학에서 영향 받은 바도 있다).
우선 새하얀 피부와 날카로운 송곳니, 위로 올라갈수록 뾰족한 귀, 붉은 입술, 털이 난 손바닥, 그리고 거울에 비치지 않으며 그림자도 없는데다가 박쥐나 안개, 늑대 괴물 등으로 변신하는 특징도 묘사된다. 약점으로는 일몰과 일출 전까지만 마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고, 낮에는 인간 모습에서 벗어날 수 없다(변신술을 비롯한 각종 마력을 쓸 수 없다). 또한 흐르는 물을 건너지 못하며 십자가와 성찬식 빵, 그리고 마늘을 싫어한다는 특징도 이 작품에서 확립된다.
이 작품으로 인해 드라큘라는 뱀파이어의 이미지에 ‘귀족’ 같은 이미지를 심어 넣는 한편, 그 자신도 그저 피에 굶주린 망자인 뱀파이어가 아니라, 죽기 전에는 영웅이자 지략가였으며 죽은 후에도 생전의 능력을 이용한 뱀파이어 ‘군주’의 대명사가 된다.
그러나 그 외모 자체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뿐, 매력적인 느낌은 없었는데, 그것은 이후 영화로 이 작품이 옮겨지면서 생긴 특징인 것으로 추측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뱀파이어 - 현대 판타지의 단골 소재 (판타지 백과)
뱀파이어(흡혈귀) [Vampire]
뱀파이어란 육체를 가지고 있으며, 무덤에서 일어나 살아 있는 인간의 피를 빨아서 그 생명력을 빼앗는 죽은 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뱀파이어는 늑대인간이나 몽마, 악마 등과 혼동되기 쉽지만 늑대인간과 비교해보면 산 자와 죽은 자의 차이 및 인육을 먹느냐 피를 빠느냐의 차이가 있고, 몽마나 악마와 비교하면 원래가 인간이었는가 아닌가 하는 데 차이가 있다. 뱀파이어의 영혼에 대해서는 시체에 들어간 악마라는 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죽은 자의 영혼이 그 자신의 몸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뱀파이어의 어원은 일설에 따르면 터키어의 'uber(마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세르비아어의 'vampir(날지 않는 사람)'에서 왔다고도 하고, 폴란드어의 'upior(날개 달린 망령)'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뱀파이어의 습성
뱀파이어는 원래 인간이었기 때문에 외견상으로는 거의 인간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손톱이 길고 흉측하게 구부러져 있으며, 피부는 팽팽하고 붉으며, 입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브람 스토커가 쓴 『흡혈귀 드라큘라』에서는 그림자가 없거나 혹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특성도 나온다. 그들은 낮에는 자신의 관 속에 들어가서 자고 밤이 되면 일어나 집 안으로 숨어 들어가서는 자고 있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그리고 피를 빨린 희생자도 죽은 다음에 뱀파이어가 되어서 새로운 희생자를 찾아 떠돌아다니게 된다. 피를 빠는 방법은 상대방을 목 졸라 죽인 다음 그 피를 빨기도 하고 자고 있는 상대방의 피를 빨아먹기도 한다. 뱀파이어가 피를 빠는 이유는 피가 생명력의 원천이므로 그 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상대의 생명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이 소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리면 이빨 자국이 남는다는 이야기는 『흡혈귀 드라큘라』와 레 파뉴가 쓴 『흡혈귀 카밀라』 등의 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에 따르면 뱀파이어의 희생자들에게는 목 언저리에 두 개의 바늘로 찌른 것 같은 상처가 있다고 한다.
죽어서 뱀파이어가 되는 인간으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뱀파이어의 희생자가 된 사람을 우선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범죄자나 악인, 주술사, 사생아 등이 죽으면 뱀파이어가 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고양이나 새 등이 시체처럼 누워 있는 곳을 넘어 가려고 하면 뱀파이어가 되는 일도 있다.
시체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시체의 목을 절단해버리는 방법 외에도 입 속에 화폐를 넣거나, 시체를 관 속에 넣을 때 밑을 보게 하고 자물쇠 등으로 뚜껑을 열지 못하게 하거나, 부장품(副葬品)을 넣거나, 입 속에 마늘을 넣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전해진다.
뱀파이어는 마늘을 싫어하기 때문에 창문이나 문에 마늘을 걸어놓거나 문질러놓으면 뱀파이어가 그곳을 통해서 집으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고 믿어지고 있다.
대처 방법
뱀파이어의 퇴치 방법으로는 산사나무로 만든 말뚝으로 심장을 꿰뚫어버리는 방법이 잘 알려져 있다.
들장미나무나 물푸레나무, 백양나무로 말뚝을 만들기도 하고, 지방에 따라서는 새빨갛게 달구어진 쇠말뚝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는 본래의 퇴치수단이 아니라 단순히 뱀파이어를 무덤에 못박아놓는 의미밖에 없다.
목을 자르는 방법도 알려져 있지만 가장 효과가 확실한 것은 뱀파이어를 태워서 재로 만들어버리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뱀파이어를 무찌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도 있다. 그것은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다. 뱀파이어는 피를 빨기 위해서만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과 성교해서 아이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람이 아닌 부모를 가진 아이는 담피르(Dhampir)라고 불리며 뱀파이어를 죽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죽으면 자신도 뱀파이어가 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토요일에 태어난 사람은 뱀파이어의 정체를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하얀 양막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크레스닉, Kresnik)은 붉은 양막을 가지고 태어난 뱀파이어와 싸우는 힘을 가지고 있다.
태양의 빛을 받으면 뱀파이어가 소멸한다고 하는데, 적어도 19세기 말까지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다.
유명한 카밀라는 대낮에도 산책을 나갔고 뱀파이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드라큘라 백작은 십자가에 접촉하기도 했지만 상처를 입거나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없었을 뿐더러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서 잠자리에 들기도 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뱀파이어(흡혈귀) [Vampire] (판타지의 주인공들, 초판 1쇄 2000. 1. 20., 초판 8쇄 2010. 8. 20.,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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