퓌그마이오이

퓌그마이오이라는 말은 난쟁이 족이라는 뜻으로 원래 한 완척(脘尺),2) 즉 13인치(약 33센티) 정도의 길이를 뜻하는 그리스 말이다. 이 종족은 어른이라도 키가 이 정도밖에 안 되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일 강 수원 언저리, 혹은 일설에는 인도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호메로스는 학(鶴)이 해마다 겨울이 되면 이 퓌그마이오이 나라로 건너갔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학의 출현이 이 난쟁이 족에게는 곧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뜻했다. 이 난쟁이 족이 무기를 들고 일어나 이 탐욕스러운 철새들로부터 전답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퓌그마이오이와 그들의 숙적이었던 학은 갖가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후대의 작가들이 전하기로, 퓌그마이오이 군대는 헤라클레스가 잠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큰 도시라도 공격하려는 듯한 기세로 이 영웅을 쳐부술 준비를 했다고 하는데, 막상 잠을 깬 헤라클레스는 이 꼬마 군대를 보고는 웃으면서 사자 가죽에다 몇 사람을 싸서 에우뤼스테우스에게 갖다 주었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퓌그마이오이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09. 6. 19., 창해)


코로보쿠르[Korobokgur]

아이누족의 선주민족(先住民族)으로 홋카이도 각지에 남아 있는 수혈주거적(竪穴住居跡)은 그 유적이라고 한다. 옛날 구멍 안에 사는 민족이 있었는데 이들은 난쟁이이며 10명이 한 무리가 되어 한 장의 머위 잎으로 지붕을 삼을 수 있었다. 조릿대 잎을 꿰매어 만든 배로 청어잡이를 하고, 물고기가 바늘에 걸리면 5척 또는 10척의 배에 탄 사람들이 달려들어 육지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코로보쿠르는 고래까지 죽일 수 있었다. 말하자면 하느님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코로보쿠르는 '머위 이파리 밑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하나, 원래는 '밑에 사는 사람' 즉 혈거민(穴居民)의 뜻이라는 설도 있다. 한때 선주민족에 관한 지식의 잔영(殘影)이 아닌가도 생각되었으나, 역시 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설화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코로보쿠르는 나중에 외딴섬으로 도망갔다고 전해지는데, 이 선주민인 난쟁이를 정복하고 자기들의 세계를 세운다는 이야기는 타이완[臺灣]의 원주민 사이에 전해지는 난쟁이 전설과 공통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코로보쿠르 [Korobokgur] (두산백과)




리틀 피플(소인) [Little People]

멸망한 종족에는 전설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그 종족이 흉악하다고 여겨졌거나 전투 때문에 고생을 했던 경우에 전설은 그들을 거인이나 괴물 등으로 만들어버린다. 거꾸로 까닭 없이 사라져버린 경우에 사람들은 이 종족을 미화해서 요정이나 소인으로 부르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소인은 지혜롭고 손재주가 많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동시에 무기 제작술이나 마술에도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소인이 멸망해버린 선주민족(先住民族)이라고 가정하면, 그들은 압도적인 적을 상대하여 당연히 신출귀몰한 게릴라 활동을 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성질 때문에 간혹 소인은 요정이나 정령과 동일시되곤 한다. 이에 대해서 프레이저는 "미개인에게 정령이란 안쪽에서 육체를 움직이고 있는 소인과 같은 존재이다"라고 했다.

소인의 외모는 보통 주름투성이의 보기 싫은 얼굴을 하고 있으며 머리가 크고 손발은 짧다. 이는 잘 생각해보면 신생아의 모습과 닮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기에 허리가 굽고 키가 작아진 노인의 백발이나 흰 수염과 같은 특징이 덧붙여진다.

『걸리버 여행기』 제1화는 신장 15센티미터 이하의 소인국 릴리펏(Lilliput)과 그 이웃나라인 블레푸스쿠(Blefuscu)에 갔던 여행기이다. 걸리버는 신기한 체격 때문에 처음에는 환대를 받지만 종국에는 식비가 너무 들어서(그는 릴리펏 사람들의 1천7백28배의 식량을 먹어치웠다) 사형을 선고당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때마침 흘러 들어온 보트를 타고 도망친다. 스위프트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속 좁은 면을 풍자하고 있다.

그 밖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소인 전설이 있는데 여기서는 특히 그리스 신화의 피그마이오이, 아이누 전설상의 고로보쿠루, 톨킨이 창작한 호비트를 설명하고자 한다. 게르만 여러 나라의 소인에 대해서는 '드워프' 편에서 설명한다.


피그마이오이(Pygmaioi)

이름은 그 키가 Pygme, 즉 보통 사람의 팔꿈치에서 주먹까지의 길이(약 35센티미터)밖에 안 된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영어형은 피그미(Pygmy)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그들은 에티오피아, 스키타이, 인도 등지의 산 속에 살고 있었다. 플리니우스에 따르면 깃털과 달걀 껍질을 섞은 진흙으로 오두막집을 세운다고 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들의 주거지가 지하 동굴이라고 말했다. 무슨 까닭인지 남성의 성기는 크다고 되어 있으며, 인간 처녀인 오이노에(Oinoe)와 결혼한 니코다마스(Nikodamas)라는 피그마이오이도 있었다. 오이노에는 헤라를 숭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진노를 사서 학으로 변해버렸다. 오이노에는 니코다마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데리러 왔는데 피그마이오이들은 이 새가 오이노에라는 것을 모르고 그녀를 쫓아버렸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한 처녀가 피그마이오이의 마을에 살게 되었는데 그들은 그녀를 신처럼 숭배했다. 보통 인간이 신으로 숭배된다는 사실을 안 헤라는 화가 나서 스스로 학으로 변신하여 피그마이오이의 마을을 습격했다.

이리하여 피그마이오이와 학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게 되는데 양쪽 다 질투심이 강한 헤라의 변덕 때문에 희생된 셈이다. 한 해의 4분의 1을 전쟁으로 보내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들은 수소나 염소에 올라타거나 양으로 변해서 밭을 지키는 한편 새들의 알이나 집을 파괴했다.

헤라클레스는 유명한 '12업'을 이루던 중에 이집트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거인 안타이오스와의 싸움으로 지쳐 있었기 때문에 잠시 나일 강가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그러자 피그마이오이가 와서 헤라클레스를 헤라로 착각하여 그 몸에 사다리를 걸치고 기어올라가서는 바늘과 같은 칼로 그를 찔러댔다(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이 부분을 참고로 했을 것이다). 어지간한 헤라클레스도 이 공격에 잠이 깨서 제1의 업에서 손에 넣은 네메아의 사자 가죽으로 피그마이오이들을 한꺼번에 싸서 궁정에 선물로 가지고 돌아왔다. 헤라클레스의 12업 성과물을 하나같이 두려워한 에우리스테우스 왕도 이것만큼은 무서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피그미라는 말은 아프리카 적도 부근이나 동남 아시아에 사는 종족 중에서 성년 남자의 평균 신장이 150센티미터 이하인 종족을 가리키는데, 그들과 신화상의 피그마이오이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고로보쿠루

아이누 전설에 나오는 소인 혹은 카무이(神)로, 머위 잎 밑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승에 따라 키는 제각기 달라서 한 치에서 네 척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처음에는 네 척 정도였던 것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과장이 섞여 들어가 점점 작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면 머위 잎 밑에 6∼7명(혹은 20∼30명, 혹은 수백 명)이 모여서 비를 피한다. 지면을 파고 들어가서 만든 동굴에 살고 있었다고 하며, 도자기를 만들고 바곳 등 식물의 독을 칠한 돌화살촉을 사용했으며 낚시도 잘했던 것 같다.

마음이 착하고 사람에게 뭔가 주는 것을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낚시를 해서 생선을 잡으면 다른 사람 집의 현관문을 가만히 열어서 손만 집어넣어 선물을 놓고 간다. 고로보쿠루를 잡으려면 이때를 노려서 손을 잡아끌어 집 안으로 끌어들이면 된다. 거꾸로 물건을 훔치기 위해서 현관문으로 손을 집어넣는다는 전승도 있지만, 이는 악의를 가진 인간이 중상한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고로보쿠루의 움직임은 매우 민첩하고 숨기도 잘했기 때문에 목소리는 들려도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로보쿠루는 아이누와 싸움을 하여 북쪽 바다 쪽으로 쫓겨났다고 하는데, 동화작가인 사토 사토루는 도망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도 있다고 하여 『아무도 모르는 작은 나라』를 비롯한 고로보쿠루 이야기를 많이 썼다. 이 동화에서는 그들이 지하에 나라를 만들고 인간이 알아차릴 수 없도록 살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움직임뿐만 아니라 머리 회전도 빠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대화를 한다(인간과 대화하기 위해서 천천히 말하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간혹 청개구리와 같은 옷을 입고 힘이 되어줄 만한 인간을 찾는데, 주인공인 세이타카와 꼬마 선생님(세이타카와 결혼하고부터는 엄마 선생님이라고 불림)은 이렇게 해서 고로보쿠루와 알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고로보쿠루의 신은 스쿠나히코나(少彦名)라고 하며 나방의 가죽(혹은 새의 깃털)으로 만든 옷을 입고 나무 열매로 만든 배를 타고 나타나며, 오오쿠니누시(大國主)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자 그의 볼을 물었다. 오오쿠니누시와 함께 이즈모의 나라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밤 껍질을 타고 있을 때 바람에 날려서 동쪽에 있는 도코요(常世)의 나라라는 신선경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진짜 정체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귀여운 고로보쿠루와 잘 어울리는 신인 것 같다.


호비트(Hobbit)

톨킨은 『호비트의 모험』과 『반지 이야기』에서 멋진 소인을 만들어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매료시킨 이 종족의 이름은 호비트다.

눈과 귀가 모두 좋고 통통한 아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다리는 튼튼하고 크며 걸을 때 소리내지 않도록 탄탄한 발바닥에는 곱슬거리는 털이 많이 나 있다. 실제로 그들은 민첩해서 위험이 닥쳐오면 금세 그림자에 숨어 들어가 숨을 죽이고 기척을 없앤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숨는 솜씨 때문에 종종 '비밀스러운 자'로 불린다. 또한 손재주가 많고 손가락은 모두 길다. 키는 이삼 척 정도로 작으며 가장 키가 큰 것도 네 척 정도에 불과하다. 밝은 녹색이나 노란색 옷을 좋아하지만 신발은 절대로 신지 않는다. 머리카락은 모두 갈색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식사로, 하루에 여섯 끼를 먹는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버섯이다. 성인은 파이프 풀이라는 일종의 담배를 피운다. 또한 파티와 선물 주고받기를 좋아하며 대개는 명랑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기분이 좋으면 즉흥으로 노래를 부른다. 샤이어(Shire)라고 불리는 마을을 이루고 있는데, 각자 언덕에 굴을 파고 그 속에서 산다. 그러나 일하는 장소나 창고는 대개 지상에 있다.

수명은 1백 세 정도이고 가장 장수하는 경우도 1백30세를 넘지 않는다. 또한 호비트는 서른세 살이 되어야 성인이 된 것으로 인정한다.

호기심보다는 겁이 더 많기 때문에 모험을 하러 나가는 자는 거의 없다. 그 예외 중의 예외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호비트들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비트는 하플링(Halfling : 반쪽 사람들)으로 불리고 있다.

성질은 톨킨이 만들어낸 호비트와 거의 같은데 M. 무어콕은 『영원한 챔피언』에서 이와는 다른 하플링을 등장시켰다. 그들은 엘프에 가까운 종족으로 유명계(幽冥界)라 불리는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들이다. 자유롭게 실체가 되기도 하고 비(非)실체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추지 않으면 무찌르지 못한다. 역시 그들은 신출귀몰한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리틀 피플(소인) [Little People] (판타지의 주인공들, 초판 1쇄 2000. 1. 20., 초판 8쇄 2010. 8. 20.,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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